술만 마시면 지속적으로 폭행하는 A씨의 행동에 견디다 못해 그의 아내는 두 아들을 데리고 가출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A씨는 지난 3월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가 잠을 자고 있던 둘째 아들을 1시간가량 흔들며 잠을 깨웠고 아들이 짜증을 내자, 건방지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며 40여 분간에 걸쳐 폭행했다.
또한 A씨는 둘째아들이 경찰관들에 의해 아동보호기관으로 위탁조치 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70대 모친(시각장애인)에게 아들의 소재를 물었다.
모친이 “니가 쫓아내고 왜 묻노?”라고 말하자 “손주 버릇 더럽게 가르쳐 놓았다”며 존속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주영 판사는 “방어능력이 없는 나이 어린 친아들을 폭행하여 상해를 가하는 행위는 아이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는 점에서 어떤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는 행위인 점, 두 아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 의사를 표시하기는 했으나 진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판결 전 조사 등 양형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에게는 진지한 반성이나 문제해결의 의지가 부족해 재범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정상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은 그에 상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1998년 벌금형으로 1회 처벌받은 것 외에는 범죄 전력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성행, 환경, 범행 전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존속폭행 건은 피해자가 공소가 제기된 후인 지난 5월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반의사불벌죄)해 공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