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또 정부가 시판 생리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생리대에 포함된 합성화학물질의 종류와 양을 규제하며, 생리대의 모든 성분을 제품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해도 생리대의 안전성을 100% 보장하긴 힘들다고 봤다.
다만 이 교수는 “여성의 자궁은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쉬운 장기”이며 “특정 생리대 사용 후 생리불순을 바로 감지했다면 해당 생리대의 사용을 중지하거나 다른 생리대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생명과학과 계명찬 교수는 생리대에서 주목해야 할 유해성분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와 스티렌을 꼽았다.
계명찬 교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대부분 세포와 생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이며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일정수준 이상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전신적 독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생리불순 등도 이중 하나”라고 말했다.
계명찬 교수는 “이런 임상연구에 응할 여성은 없을 것”이며 “동물실험 등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특정 제품(생리대)의 유해성 여부를 판정해야 하므로 어떤 독성 연구결과가 나와도 논란을 잠재우긴 힘들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가 생리대에 함유된 환경호르몬으로 지목한 스티렌에 대해서도 계 교수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스티렌을 환경호르몬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1회용 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으로 널리 알려진 스티렌(모노머ㆍ다이머ㆍ트라이머)은 흡입ㆍ접촉ㆍ음식ㆍ용기 등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유입된다. 스티렌이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받게 된 것은 스티렌 생산 관련 공장 근로자의 혈중 프로락틴 농도가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프로락틴 농도가 과다하면 생리주기 교란이나 무월경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비스페놀 A(BPA)도 프로락틴 농도를 상승시킨다.
계 교수는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생활 주변에서 노출되는 정도의 스티렌이 여성에게 생식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스티렌에 노출된 암컷에서 프로락틴이 상승했다는 연구논문도 나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