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회고록을 냈다고 한다. 대통령 재임기간 5년을 돌아볼 때 국민은 잘 한 일은 하나도 기억을 못하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잘못한 일은 하나도 기억 못하는 것 같다”며 “똑같은 사안을 놓고 전직 대통령과 국민이 이토록 인식차이를 보이는 것은 참으로 드문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문 위원장은 “특히 4대강 사업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자원외교로 국부를 유출해서 경제가 지금까지도 바닥을 헤매고 있는데, 4대강 사업으로 경제를 살렸다고 딴소리를 하니 누가 동의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또 “재벌에게 세금 깎아주면 경제가 살아난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 경제가 살아나는지 묻고 싶다”며 “4대강 사업으로 창출된다면 새로운 일자리 34만개, 지금 어디에 다 갔나. 매년 수천억원씩 들어가는 수자원공사 부채에 대한 이자와 4대강 보수 유지비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또한 남북관계가 파탄 난 것은 북한 탓이고, 한일관계가 파탄 난 것은 일본 탓이고, 광우병 파동은 전 정권 탓이라고 하니, 이렇게 남 탓만 하려면 무엇 하러 정권을 잡았는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어이없어 했다.
문희상 위원장은 “특히 전직 대통령이 퇴임 후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는데, 북한이 정상회담 대가로 백억 불을 요구했다는 등 남북관계의 문제를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회고록이란 명목으로 공개한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매우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지친 국민들을 보듬고, 위로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국민들을 격려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일이 되어야 한다”며 “이런 진솔함이 없다면 그냥 조용히 계시는 편이 훨씬 낫다”고 꼬집었다.
문 위원장은 그러면서 “그것이 이명박 정부 5년의 실정으로 지칠 대로 지쳐있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며 “변명과 자화자찬만 있는 회고록은 4대강 사업처럼 또 다른 오염을 초래 할 뿐이다. 자중하기를 기대한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