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괴담’ 왜 국과수 못 믿느냐?…법조계 “국가는 의혹 제기에 끝없이 답변 할 의무”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웅 변호사 기사입력:2014-07-29 20:26:38
[로이슈=신종철 기자] 유병언 사망과 관련해 논란이 뜨겁다. 급기야 ‘유병언 괴담?’이 퍼지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를 왜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냐”라는 즉 ‘국가기관을 불신하는 것이냐’라는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며 의혹 제기를 제압하려는 형국이다.
하지만 법조인들은 “국과수든 어디든, 공식발표의 타당성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자유롭게 펼치는 게 민주국가의 국민”이라며 “국가와 정부는 국민의 의혹 제기에 끝없이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유병언 사망’ 논란에 대해 법조인들도 관심이 많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과 변호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봤다.

▲사진=리얼미터

▲사진=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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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중수 원장이 직접 나서 “과학적으로 100% 유병언으로 확신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자연사인지, 자살인지, 타살인지 등 사망 원인과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부패가 심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자 SNS상에는 ‘정말 유병언이 맞느냐’, ‘사체를 옮겨 놓은 게 아니냐’, ‘살해 후 자살 위장?’ 등 갖가지 의문을 제기하며, 급기야 유병언 괴담 즉 ‘사체 바꿔치기’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과수의 발표 당일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도 “국과수 발표가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결과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다”며 “사망 시점과 사인도 밝혀내지 못하고, 유병언과 관련한 각종 음모론과 루머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므로 향후 정부는 보다 철저한 후속수사를 통해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과수를 믿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잇따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원내대표를 역임한 박지원 의원은 변사체가 발견된 마을 주민들의 녹취록 등을 근거로, 판사 출신인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국과수 직원들이 순천 장례식장에 있던 변사체를 감식할 때 참여한 경찰관의 “110% 유병언이 아니다”라는 증언 녹음 등을 토대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하고 나섰다. 29일 민현주 대변인은 유병언씨 사망과 관련해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사회 통합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이 나서서 오히려 의혹을 부추기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태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특히 누구보다 신중한 언행이 요구되는 국회의원 등이 이런 의혹에 편승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과수가 ‘변사체가 유병언이 맞다’면서도 사망 시점과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함으로써 국민의 의구심과 불신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진=리얼미터

▲사진=리얼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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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국과수 발표 당일(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한다’는 의견은 불과 24.3%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18.0%였다.

반면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57.7%를 기록하며 전체 국민 중 절반 이상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국민 10명 중 6명 정도가 국과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산술적으로도 ‘국과수의 발표를 신뢰한다’는 응답 24.3%와 비교해도 ‘국과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57.7%로 무려 2.4배나 높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국과수가 발표한 7월 25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라고 리얼미터는 설명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국과수 발표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을 무작정 ‘정부기관, 국과수를 못 믿는 것이냐’라고만 치부할 게 아닌 대목이다.

◆ 한인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 “정부는 증거로 해명해 줄 책임…장준하도 감정해 달라”

▲한인섭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

▲한인섭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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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9일 트위터에 “‘왜 국과수 발표를 못 믿냐’는 분들이 있네요”라며 “국과수든 어디든, 공식발표의 타당성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자유롭게 펼치는 게 민주국가의 국민”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는 증거를 들어 해명해 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국과수 서중수 원장이 기자회견에서 ‘100% 유병언 확신’이라고 발표하자, 한인섭 교수는 트위터에 “국과수에게 부탁합니다. 두개골의 원형골절이 명료한 장준하 선생의 사인도, 그 과학적 전문성으로 정확히 ‘감정’ 해주기 바랍니다”라고 당부성 비판을 가했다.

여기서 잠깐. 광복군과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장준하 선생은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1975년 8월 경기도 포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부는 사인을 실족사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타살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2012년 장준하 선생의 유골에 대한 감식 과정에서 외부 가격으로 머리뼈가 함몰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사망을 둘러싼 타살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인섭 교수가 장준하 선생을 언급한 것은 유병언의 사망시점과 원인 등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내지 못한 국과수가 ‘유병언이 맞다’만 발표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의 그런 과학적 판단으로 장준하 선생의 사망원인을 규명해 달라는 것이다.

한인섭 교수의 이같은 의견과 궤를 같이하는 법조인들도 여럿 있다.

◆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 “국가는 국민의 의혹 제기에 끝없이 답변해야 할 의무”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7일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댓글을 달며 “자유주의의 속성상 국가와 정부는 국민의 의혹 제기에 끝없이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를 불신하는 것은 자유주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이 합리적 의문을 품고 여러 의혹을 제기하면, 정부가 제기된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 한웅 변호사 “국과수는 믿음 강요하는 데가 아니라, 믿음 증명하는 곳”

인권촛불연대 한웅 변호사도 28일 페이스북에 <국과수에 하고 싶은 말>이라며 “국과수는 믿음을 강요하는 데가 아니라, 믿음을 증명하는 곳입니다!”라면서 “믿고 싶은데 믿을 수 없게 하는 곳이 아니라, 믿기 싫은 데 믿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곳입니다!”라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또 “경찰은 시신 발견 장소의 풀도 다 베어버리고, 아무래도 조작의 냄새가 너무 짙다!”며 “경과를 보면 유병언 시신게이트는 대한민국의 워터게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 “유병언, 국과수와 외부기관 공동 감식해야”

▲박찬운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

▲박찬운한양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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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변호사 출신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병언 사망 논란과 관련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27일 이른바 ‘유병언 괴담’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박찬운 교수는 페이스북에 “유병언 DNA 조사와 관련해 한마디 하자”고 말문을 열며 “유병언이 사망했다고 함에도, 그것을 신뢰하지 않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민심을 전했다.

그는 이어 “(유병언의 장남) 유대균이 체포됐으니, 정부는 빨리 그의 DNA와 사체 DNA를 비교하는 감식을 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수사기관도 지금쯤 감식에 착수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박찬운 교수는 그러면서 “감식과 관련해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며 “국과수는 이 감식을 하는 과정에서 외부 감식기관을 참여시켜 동시에 감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감식은 과학인데, 외부 감식기관을 참여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국과수와 2~3개 외부 감식기관이 공동으로 감식하면서 시료채취를 포함한 전 감식과정을 언론에 공개하면 의혹은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운 교수는 “이렇게 해야만 쓸데없는 오해와 억측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 판사 출신 박범계 “경찰관계잘 ‘110% 유병언 아니다’…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판사출신박범계원내대변인

▲판사출신박범계원내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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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9일 판사 출신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순천 장례식장에 있던 변사체(유병언) 감식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들과 함께 입회한 경찰관계자가 ‘외관상 유병언이 아니라고 자신한다’, ‘110% 유병언이 아니다’고 말했다”며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입회에 참여한 경찰관계자는 입후 직후 기자들에게 ‘줄자로 변사체를 쟀을 때 키가 150cm였다’고 했는데, 국과수는 지난 25일 발표에서 159.2cm라고 발표한 점 즉 ‘키가 안 맞다’며 이상하게 생각했다.

또 경찰관계자는 변사체의 치아는 윗니 5~7개였고 아랫니는 안 보였다고 말했고, 금이빨에 대해서는 언급조차하지 않았다. 그런데 국과수는 발표에서 금이빨은 10개인데 윗니 6개, 아랫니 4개라고 발표한 점도 의문을 가졌다.

이에 박범게 원내대변인은 “순천 장례식장에 40일 동안 있던 변사체에 대해 아무도 유병언이라고 의심하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누가, 왜, 유병언과의 연관성을 의심해 DNA 대조와 지문채취를 했는지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는다”며 수상하게 여겼다.

◆ “정부가 자신 있으면 하루빨리 시신과 유대균 DNA 감식해 불신 해소해야”

이와 관련, 박찬운 교수는 페이스북에 <새정치연합 “유병언 시신 아니라는 경찰 증언 확보”>라는 기사를 링크하며 “유병언 사망 진짜인가, 가짜인가에 대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데, 이런 기사 보면 정말로 이 나라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아직도 정치권마저 유병언 사망을 믿지 못한다고 하는데, 어이하여 그 아들(유대균)이 잡힌 지 며칠이 지나도록 시신 DNA와 아들 DNA를 대조하는 감식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자신 있으면 당당하게, 하루라도 빨리 감식해서, 이런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정부는, 국과수가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과 공동으로,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DNA 감식을 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하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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