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변호인 접견ㆍ교통권 제한”…이재화 “미쳤구나”

2004년 헌법재판소 “피의자신문시 검사가 변호인 조력 받을 권리 침해한 건 위헌” 결정

기사입력 : 2014.01.03 19:26 (최종수정 2016.06.14 23:1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부장검사 출신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반국가활동을 한 경우 국가 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변호인 접견과 교통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당장 변호사들은 “김진태, 대단히 미쳤구나. 다음엔 고문을 허용하자는 법안 발의하겠구나”, “헌법에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부정한다? 어떻게 저런 위헌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참 대단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 12월31일 대표 발의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김진태새누리당의원(사진=페이스북)
▲김진태새누리당의원(사진=페이스북)
부장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은 개정안 제안이유에서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하는 등 반국가활동을 한 자의 경우에는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변호인 접견ㆍ교통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이에 대한 근거 조항이 없어 최근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자들(통진당 이석기 의원 등)이 변호인 접견ㆍ교통권 등을 지나치게 남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독일은 형사소송법에서 ‘내란, 간첩 등 변호인의 참여가 국가의 안전에 위해를 초래할 경우 모든 변호인은 참여가 배제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또한 일본과 영국 등도 수사를 위해 필요한 때에는 접견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외국법 사례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도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에 명시된 위법행위를 통해 국가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피의자 또는 피고인은 변호인의 접견과 교통권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강은희 김진태 김태원 김학용 김한표 류지영 문정림 심재철 안홍준 염동열 윤재옥 이노근 이헌승 장윤석 정문헌 조원진 조현룡 주호영 한기호 의원등 19명이 동참했다.(가나다순)

◆ 이재화 변호사 “다음엔 고문 허용하자는 법안 발의하겠구나”

이와 관련,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김진태, 대단히 미쳤구나. 이 다음엔 고문을 허용하자는 법안 발의하겠구나”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민변이 최근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긴급 구성한 ‘민주주의 수호 비상특별위원’(위원장 최병모 변호사) 산하 위헌정당해산심판 대응팀 팀장을 맡고 있다. 또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심판사건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완수 변호사도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링크하며 “헌법에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부정한다? 어떻게 저런 위헌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참 대단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또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이는 헌법상 보장된 권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권력이 이 권리를 형해화시키고 온갖 조작으로 많은 국민을 희생시킨 과거가 있다. 이 권리를 더 보장해주지는 못할망정 제한하자고?? 도대체 생각이란 걸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 헌법재판소, 총선시민연대 최열-박원순 헌법소원 심판청구

한편,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004년 9월 23일 재판관 6(위헌) : 3(합헌)의 의견으로, “피의자신문시 변호인들이 참여해 조력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검사의 행위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이라는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사건은 이렇다. 2000년 1월 전국의 시민단체들이 모여 ‘2000년 총선시민연대’를 결성했다. 총선시민연대는 2000년 4월 실시된 제16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2000년 1월 24일 정당들에 대해 공천을 반대하는 후보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당시 총선시민연대 최열 공동대표와 박원순 상임공동집행위원장에 대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또는 명예훼손의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소환해 피의자신문을 했다.

그런데 피의자신문에 앞서, 최열 공동대표와 박원순 집행위원장은 피의자신문에 변호인들이 참여해 조력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검사는 이를 거부한 채 피의자신문을 하고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했다.

이에 최열 공동대표와 박원순 집해위원장은 2000년 2월 “검사의 거부행위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 재판부는 “불구속 피의자의 경우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우리 헌법에 나타난 법치국가원리, 적법절차원칙에서 인정되는 당연한 내용이고, 헌법 제12조 제4항도 이를 전제로 특히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의자ㆍ피고인의 구속 여부를 불문하고 조언과 상담을 통해 이루어지는 변호인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은 변호인선임권과 마찬가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고, 변호인과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권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한 다른 절차적 권리의 필수적인 전제요건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그 자체에서 막바로 도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불구속 피의자나 피고인의 경우 형사소송법상 특별한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스스로 선임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기 위해 변호인을 옆에 두고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것은 수사절차의 개시에서부터 재판절차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가능하다”며 “불구속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시 조언과 상담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변호인을 대동하기를 원한다면, 수사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로이슈 = 신종철 기자 /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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