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백혜련 변호사 “검찰 인내심 한계…채동욱 검찰총장 결단 필요”

1년8개월 전 수석검사 당시 검복 벗으며 검찰에 자성 촉구한 쓴소리 새삼 주목 기사입력:2013-06-11 16:12:5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검사 출신 백혜련 변호사가 11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이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과 관련, “검찰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듯하다”며 채동욱 검찰총장이 입장을 표명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사법연수원 29기인 백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시절 교수였던 황교안 장관과의 인연을 언급하면서 “검찰 내에서 신망이 높은 분인데, 이렇게 마지막까지 검찰의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고 큰 실망감을 내비치며 씁쓸해했다.

특히 백혜련 변호사가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 시절인 2011년 11월 이명박 정부의 검찰조직에 회의를 느껴 검복을 벗으며 ‘정치검찰’을 비판하고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렸던 것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처리 때문에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검찰이 참조하기에 딱 좋은 충고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검찰을 비판하며 검복을 벗은 건 백 변호사가 가장 최근이다.

먼저 백혜련(46) 변호사는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9기로 수료했다. 2000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용돼 대구지검 김천지청, 수원지검 안산지청, 서울중앙지검, 미국 포드햄대학교 로스쿨 방문연구원,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 등을 역임했으며, 2011년 11월 검찰을 떠났다.

서울중앙지검 재직 시절 삼성물산 재개발 비리 의혹을 파헤쳐 주목을 받았고, 특히 2008년 MBC 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주인공 여검사(백시향) 역할의 실제 모델이 바로 ‘백혜련 검사’다.

그런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검찰이 국정원법 위반은 물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하려는 방침에,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수사지휘를 통해 반대하며 절충안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되 불구속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에 백혜련 변호사는 줄곧 황 장관을 비판해 왔다.

급기야 윤석열 수사팀장이 황 장관에 정면으로 반발하자, 백 변호사는 11일 페이스북에 황교안 장관에 대한 인간적 실망감을 내비쳐, 사법연수생과 교수 사이였던 황교안 장관으로선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됐다.

백혜련 변호사 “황교안 법무장관이 이렇게 검찰의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윤석열 수사팀장 반발…“검찰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듯. 검찰총장 결단 필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ㆍ정치공작 의혹을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수사를 맡은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총선ㆍ대선에 개입하라고 지시한 것은 명확한 데도 황교안 장관이 지금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장관이 저렇게 틀어쥐고 있으면 방법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발했다.

윤 팀장은 또 “채동욱 검찰총장도 자리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어떻게든 이 사건을 최소한 불구속기소라도 해서 공소유지를 해보려고 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는 또 다른 수사팀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에서는 황 장관을 통하지 않고서는 검찰총장이 그 어떤 것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를 접한 백혜련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는 윤석열 팀장이 대놓고 법무부장관에 반발하는 인터뷰를 했다”며 “이제 검찰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채동욱 검찰총장이 입장을 표명할 것을 주문했다.

백 변호사는 특히 “사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이렇게 마지막까지 검찰의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고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황 장관님은 내가 연수원 다닐 당시 연수원 교수님이었고, 검찰 내에서도 신망이 높으신 분이다”라며 “다만 걱정이 되었던 것은 평생 공안검사로서 살아오신 분이기 때문에 시각이 아무래도 한곳에 편향될 수 있으리라는 걱정은 들었다”고 적었다.

백 변호사는 “그런데 결국 자신이 몸 담았던 검찰의 발목을 잡고, 검찰이 제자리로 설 수 있는 기회를 막는 당사자가 돼버리셨다”고 공안검사 출신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시했다.

백 변호사는 “더 슬픈 건 자신의 행동이 부당하다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지 않으시리라는 느낌 때문이다”며 “아마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부족한 후배들의 판단을 바로잡기 위해. 법무부장관의 당연한 권리로서 법에 따라 행동을 하신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씁쓸하다”고 씁쓸해했다.

▲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 출신 백혜련 변호사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백혜련 수석검사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검찰이 엄정하게 처리 못해 국민 신뢰 잃어”

여기서 1년 8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11월 21일 당시 대구지검 형사3부 백혜련 수석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명박 정부 하의 검찰조직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자성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며 검찰을 떠났다. 당시 백 수석검사의 글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돼 크게 화제가 됐다.

백혜련 수석검사는 “검사는 긍지와 자부심을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최근에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기가 너무도 어렵다. 아니 오히려 검찰이, 검사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적도 많았다”며 “연일 쏟아지는 검찰에 대한 언론의 비판, 정치권의 조롱, 법원의 무죄판결, 국민들의 차가운 눈초리 등등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는 검찰의 모습을 보며 검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은 무너져 내렸다”고 개탄했다.

그는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사건에 검찰이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된 사건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의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져야한다’는 격언이 있는데, 최근 몇 년간 검찰의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결코 정의롭게 보여지지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고 보여지지도 않았다”며 “것이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받지 못하고 질타를 받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백 수석검사는 “아무리 형사부에서 수만 건의 고소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해도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단 하나의 사건을 공정하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검찰이 쌓아올린 신뢰는 바로 무너져 내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강조했다.

그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의 대화 당시 ‘검사스럽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지키려 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었는데 지금 검찰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며 “어찌하다 저희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라는 말을 듣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백 수석검사는 그러면서 검찰이 처한 위기상황에 대한 타개 방안으로 “검찰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국민과 언론만을 탓하기보다는, 너무 엄격한 증명으로 무죄를 써댄다고 법원을 비판하기보다는, 정말 검찰이 그동안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점은 없었는지, 검찰의 기준과 상황판단이 시대흐름에 너무 뒤쳐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 점은 없었는지,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상 공정성의 문제는 없었는지 한번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충고했다.

당시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트위터에 “사직을 통해서만 자기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끔 되어있는 검찰 풍토는 심각한 문제”라며 “무죄판결이 뻔한데도 억지기소를 하여 인사권자의 비위를 맞추고 그 대가로 출세가도를 달리게 되는 현실이 문제다”라고 검찰을 질타하며 백혜련 수석검사의 사표 제출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다음은 백혜련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가 2011년 11월 21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 전문.  


 이제 떠나렵니다.

  막상 사직할 생각을 하고보니 좀 더 열심히 일할 것을 그랬다는 후회와 반성, 그리고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함께 했던 많은 이들의 얼굴이 밀려듭니다. 제가 검사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소명이라 생각하고 떠나기 전 감히 몇 마디 하고자 합니다.

  검사는 긍지와 자부심을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검사가 되고 싶어 검찰을 지망했고 그간 검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기가 너무도 어렵습니다. 아니 오히려 저희 검찰이, 검사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적도 많았습니다. 연일 쏟아지는 검찰에 대한 언론들의 비판, 정치권의 조롱, 법원의 무죄판결, 국민들의 차가운 눈초리 등등 아무도 편들어주지 않는 검찰의 모습을 보며 검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희 검찰이 이렇게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항상 언론의 비판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하여 여러 윗분들로부터 질문을 받았지만 당시 사실 ‘조직에 누가 될까봐’, 더 솔직하게는 ‘용기가 부족하여’ 솔직한 답변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역사적 연원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되는 큰 사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고도로 요구되는 사건들의 처리에 있어 저희 검찰이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제대로 된 사건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져야 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검찰의 모습은 국민들이 볼 때 결코 정의롭게 보여지지도,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고 보여지지도 않았습니다.

 이것이 저희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받지 못하고 질타를 받는 가장 큰 요인인 것입니다.

 아무리 형사부에서 수만 건의 고소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해도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단 하나의 사건을 공정하게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하면 검찰이 쌓아올린 신뢰는 바로 무너져 내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의 대화 당시 ‘검사스럽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지키려 했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었는데 지금 검찰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어찌하다 저희 검찰이 여당 국회의원에게조차 ‘정치를 모르는 정치검찰’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우리 검찰이 현 상황을 타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하여, 우리 검찰의 모습에 대하여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검찰의 진정성을 몰라주는 국민과 언론만을 탓하기 보다는, 너무 엄격한 증명으로 무죄를 써댄다고 법원을 비판하기 보다는 정말 저희 검찰이 그동안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점은 없었는지, 저희 검찰의 기준과 상황판단이 시대흐름에 너무 뒤쳐져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 점은 없었는지, 실체적 진실은 별론으로 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절차상 공정성의 문제는 없었는지 한번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물론 저와 의견이 다른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 검찰내에도 이런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런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주는 것이 저희 조직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추가로 한 마디 더 말씀드린다면 요즘처럼 대검과 일선 사이의 간극이 이렇게 넓게 느껴진 적이 없었습니다. 대검과 일선의 현실 인식의 차이, 소통의 부재가 너무 크게 느껴집니다.

 검찰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인 구성원들간의 일체감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검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점차 잃어가며 일선 검사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상실감, 업무에 대한 낮은 행복지수를 위에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대검의 ‘검사 직접수사 지침’ 처리과정은 지침의 당부를 넘어 이러한 간극과 함께 일선과 대검의 ‘소통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일선의 심각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대검에서는 그 흔한 토론회 한 번 개최하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지침을 통보하였습니다.

 아무리 올바른 제도나 지침이라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고 구성원들과의 교감이 없는 제도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그 뿌리를 내리기 어려운 법입니다.

요즘 정치권에서조차 ‘소통’이 화두입니다. 소통하지 못하는 조직은 구성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고 결국 시대흐름을 읽지 못한 채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다시 돌아올 사개특위의 높은 파도 앞에서 검찰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제라도 반성할 점은 반성하며, 검찰 구성원 및 국민들의 목소리에 열린 마음으로 귀기울이고, 미래를 위해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만이 검찰이라는 큰 배가 좌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 저희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염원하는 전국 검사들의 뜻을 모아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먼저, 그동안 검찰이 일부 정치적 사건을 투명하고 엄정하게 처리하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책임이 저희에게 있다는 국민의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 중략 … 저희들은 앞으로 정치적 사건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어떠한 압력도 거부하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며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장을 더욱 철저히 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드립니다.』

이 글은 2003. 3. 9.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 당시 전국 평검사회의 대표의 이름으로 발표되었던 선언문입니다.

 그때의 들끓던 평검사들의 열정이 그립고, 그때의 반성과 다짐이 가슴에 사무쳐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검찰에 있는 동안 좁은 소견으로 마음을 아프게 하였던 분들은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시고 무엇보다도 제가 사직함으로써 업무가 가중 될 저희 청 검사님들의 용서를 바랍니다.

   그럼 검찰의 모든 구성원 여러분 행복하십시오, 저는 다른 곳에서 당당한 법조인으로 바로 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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